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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보석함] 2편. 넷마블게임박물관

2026.08.06

‘넷마블의 보석함’은 넷마블이 게임 안팎에서 만들어가는 다채로운 활동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콘텐츠입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넷마블의 새로운 모습과 그 속에 담긴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석함에서 꺼내어 살펴봅니다.



 기록과 보존은 생산만큼 중요합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본다는 말이 있듯, 기록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을 남기는 것을 넘어 더 큰 가치를 지닙니다. 파편화된 과거를 모아 의미를 만들고, 이렇게 축적된 기록은 여러 사람이 과거를 함께 해석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하지만 기록과 보존은 단순히 예산이 많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아카이빙은 이미 만들어진 자료를 찾아내고 분류하며, 원형을 유지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게임은 보존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콘텐츠입니다. 소프트웨어만 남아 있더라도 이를 실행할 기기와 운영 환경이 사라지면 당시의 모습 그대로 경험하기 어렵고, 온라인 게임은 서비스 종료와 함께 플레이 경험을 온전히 이어가기 어려운 특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게임 아카이빙. 넷마블은 국내 최초의 게임 전문 박물관을 통해 그 가치를 현실로 옮겼습니다. 게임을 하나의 독립적인 문화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시죠.

‘게임은 문화다’
슬로건에서 실천으로

게임 회사가 게임을 소재로 한 박물관을 건립했다는 이야기.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죠? 게임을 업으로 하는 회사인 만큼 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테고, 기업의 역사와 자산을 정리한다는 목적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국내에 적지 않은 규모의 게임 회사가 존재하고, 게임이 콘텐츠 산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게임 전문 박물관이 없었다는 사실이 더 의외로 느껴질 정도죠.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출발점에는 ‘게임은 문화다’라는 인식이 놓여 있습니다. 이 슬로건은 넷마블문화재단의 활동과도 연관이 있죠. 기존에도 넷마블은 넷마블문화재단을 통해 게임소통학교 등 게임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좁히는 ‘문화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왔는데요. 게임박물관은 이러한 활동을 기록과 보존, 전시의 영역으로 확장한 공간입니다.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이 따로 만들어졌다는 건, 역설적으로 게임이 아직 보편적으로는 문화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새로운 대중문화가 기존 문화의 일부로 인정받기까지는 대개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만화와 영화 역시 한때 오락물로만 취급됐지만, 오늘날에는 창작과 연구, 보존의 대상이 됐죠. 그러니까 업계 용어로 ‘입덕 부정기’가 있는 셈입니다.

넷마블은 게임 역시 단순히 소비하고 지나가는 상품이 아니라 기록하고 보존해야 할 문화라고 봤습니다. 다만 확산에는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를 직접 보여주는 공간을 만든 겁니다.
 
이러한 관점은 넷마블게임박물관 입구의 영상과 첫 번째 전시 섹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놀이는 인류 문명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 왔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오늘날의 게임으로 형태를 확장해 왔다는 맥락의 소장품을 통해서 말이죠.


 
게임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여정 

넷마블게임박물관의 백미는 단연 수장고입니다. 본격적인 전시 섹션으로 들어서면 눈앞에 길게 놓인 복도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연대별 게임 변천사, 오른쪽에는 다양한 소장품이 보관되어 있는 ‘보이는 수장고’가 펼쳐집니다. 수장고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장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공간인데요. 일반적으로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지만,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소장품 일부를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장 안에 ‘보이는 수장고’를 구현했습니다.

이 섹션에서는 1958년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의 공개 행사를 위해 제작된 ‘테니스 포 투’와, 1962년 MIT의 PDP-1 컴퓨터에서 탄생한 ‘스페이스워!’ 등의 복각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연구기관과 대학의 컴퓨터를 기반으로 초기 컴퓨터게임이 태동한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인데요. 지금 우리가 ‘게임’ 하면 떠올리는 콘텐츠와는 사뭇 다르지만, 퍼스널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전부터 컴퓨터 기술을 놀이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죠.
 
패미컴이나 드림캐스트처럼 현재도 레트로 시장에서 비교적 거래 사례를 찾기 쉬운 기기가 있는 반면, 국내에 정식 유통되지 않았거나 생산량 자체가 적어 확보하기 어려운 기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넷마블은 소장품 확보를 위해 온 오프라인의 다양한 루트를 찾아다녔고, 소장품 경매에도 참여하며 가치있는 소장품들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전시 마지막 섹션인 체험형 오락실 구역의 아케이드 기기에도 사연이 있습니다. 하얀색 플라스틱 캐비닛로 만들어진 기기들은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모델이지만, 빨간색과 녹색의 목재 캐비닛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제작된 것들입니다. 이 중 1970년대에 출시된 게임기들은 브라운관 모니터를 사용해서 수리와 보존이 꽤 까다로운데요. 그럼에도 현대식 기술로 대체하지 않고, 당시 게임기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 추억을 고스란히 전시하고 있습니다. 

개관 1주년,
제1종 전문박물관이 된 후

개관 1주년을 맞은 2026년,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국내 게임박물관 중 최초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됐습니다. 게임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전문 박물관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죠.
 
박물관에는 연간 약 3만 5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족과 개인·연인 등 자유롭게 전시를 둘러보는 일반 관람객인데요. 여기에 학교·기업·기관 등의 단체 관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죠. 특히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진로·직무 체험 프로그램 ‘게임탐험대’는 인기에 힘입어 올해기준 연간 3천 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만을 위한 공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게임 산업을 진로로 고민하는 학생까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관람객들이 게임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접하는 공간으로 활약하는 중입니다.
 
현대 게임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완성된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가상의 개발실처럼 꾸며진 공간에서는 게임 제작 과정을 전면 스크린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체험 공간에서는 ‘제2의 나라’ 캐릭터를 직접 만들고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도 있죠. 그리고 시대별로 다양한 게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부스도 존재합니다.

더불어 게임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조명하는 기획 전시도 진행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 ‘Play 조선: 한 수(手), 판을 넘다’는 조선시대 놀이 자료를 통해 당시의 놀이 문화를 조명합니다. 조선시대에 학습용 게임처럼 여겨졌던 ‘승경도’를 보드게임으로 재해석한 체험 콘텐츠와 스탬프 엽서 제작 활동에도 참여 가능한데요. 특히 스탬프 엽서는 디테일이 뛰어나 기념품으로도 손색이 없으니, 꼭 한번 체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상설전시도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5일 시작된 새로운 상설전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는 저작권 개념조차 낯설던 시절 무단 복제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국산 게임을 일궈낸 1세대 개발자들의 도전을 조명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 라이브러리 공간도 도서 열람과 전시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정비했습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이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대중 친화적’인 박물관입니다. 게임을 잘 아는 사람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람객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동시에 ‘게임탐험대’와 ‘게임소통학교’ 등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를 연계해 게임이 가진 사회·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활동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게임의 역사는 새로운 게임이 등장할 때마다 계속해서 쌓입니다. 특히 기술의 발전을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이는 콘텐츠여서, 앞으로도 흥미로운 변곡점을 짧은 호흡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게임박물관 역시 한 번 완성된 후 멈추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록을 모으고 다시 해석하며 계속 변화하는 아카이브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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