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상생’이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됐는데요. 그렇다고 개념 자체가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지요. 인간을 두고 사회적 동물이라 하는 만큼,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다만, 그 범위는 점차적으로 넓어지고 있지요. 과거에는 가족, 지역사회, 국가에 머물러 있었다면 현재는 인간사회를 넘어 지구환경에까지 확대됐습니다. 최근 기업들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ESG 경영’이 이 같은 너른 범위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지요.
'상생'의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해외는 물론 국내 기업까지 ESG 경영을 선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기에 단어 자체는 매우 익숙한 편입니다. 하지만 ESG가 정확히 무슨 뜻인가 생각해보면 머릿속에서 다소 파편적인 단어만 동동 떠다니는 기분이 들지요. 단어를 접하는 빈도 수에 비해 그 자세한 내용을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SG 경영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개념 설명만 있어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죠. 마침 올해 3월, 넷마블이 발간한 ESG 보고서에는 ESG 경영 실천에 대한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ESG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다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넷마블이 발간한 ESG 보고서에는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ESG가 뭔데?
먼저 ESG라는 단어부터 해부해보겠습니다. ESG를 구성하는 영문 알파벳 세 글자는 각각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데요. 이 중에서 가장 익숙한 개념은 ‘환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구온난화, 환경보호 및 보전 등은 어릴 적부터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니 말이죠.
ESG에 담긴 의미 (자료 출처: 한국거래서 ESG 포털)
그런데 게임산업과 환경보전은 언뜻 보기에는 잘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환경오염의 전형적 이미지라 할 수 있는 검은 연기 내뿜는 공장, 막대한 산업폐기물 등과 동떨어져 보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게임의 개발 및 서비스, 그리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탄소배출량이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이 같은 탄소배출량은 앞서 언급한 과정에서 소비되는 전력량과 연관이 있는데, 게임사에게는 이를 절감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셈입니다.
연기를 내뿜는 공장만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게 아닙니다.
다음으로 사회는 비교적 익숙한 개념으로 풀어보면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들 '사회적 책임’하면 기부나 봉사활동 같은 축적한 부의 사회 환원, 사회 공헌 등을 떠올리지요. ESG의 S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직장 내 구성원들의 인권 보호, 성평등, 복지 등과 더불어 각종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지역사회와의 관계 같은 내용도 포괄하고 있지요. 앞서 언급한 관점에 비해 한층 더 광범위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는 ‘기업 경영이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나’에 대한 것이죠. 이사회 의사결정의 독립성, 임원 보수체계의 적절성, 뇌물이나 부패 이슈의 유무, 그리고 법 준수와 기업윤리 실천 등이 이에 해당되지요. 아울러 기업이 표방한 ESG 경영 전략이 잘 순항하고 있는지 역시 중요한 평가항목입니다.
과거와 다른 경영 패러다임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자료 출처: 한국거래소 ESG 포털)
ESG는 ‘자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삶의 질 향상’을 뜻하는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에서 출발했습니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거쳐 ‘지속가능경영’으로 진화하고, 사회적책임(CSR)과 어우러져 제도적으로 정착한 것이 ESG이지요. 한마디로 당장의 이익만 추구하기보다 미래까지 내다보는 장기적 전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SG에 대한 논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지만, 그간 적잖은 기업들이 단순 마케팅 용어로 활용해 비판이 일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성찰적 움직임이 크게 일면서 ESG를 그저 구호로만 활용돼선 안 된다는 반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 실천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기에 이르렀죠.
넷마블의 실천사례를 통해 본 ESG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ESG 경영을 전담하는 ‘ESG 경영위원회’를 설립했으며 올해 3월에는 첫 ESG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넷마블이 ESG 경영을 작년 말부터 시작한 것은 아닌데요. 일례로 ‘S’에 해당하는 사회공헌 사업은 2000년 넷마블 창립 이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해 확대, 발전시켜 나가고 있지요.
넷마블의 ESG 슬로건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앞서 언급한 넷마블 ESG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본 보고서에 나와있는 다양한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넷마블이 ESG 경영위원회 설립 이전부터 해온 ESG 경영 실천 노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것처럼 ESG 경영의 개념에 대해서도 한층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환경(Environmental)
앞서 게임사의 환경보호 노력에는 탄소배출량 절감이 중심이 된다고 했는데요. 이와 관련한 해법 중 하나가 직원들의 근무지, 그러니까 회사 사무실을 환경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작년 초 넷마블의 새 거점이 된 지타워는 이러한 환경 친화적 근무 공간의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지요.
친환경 근무 공간의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는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넷마블 지타워는 건축 자재부터 친환경 인증 제품 및 재활용 가능한 것들을 사용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량 절감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에너지 활용에 있어서도 매우 인상적인데요. 전체 에너지사용량 중 17.27%를 태양광, 연료전지,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에 할당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방편 중 하나인 직원들의 친환경적 출퇴근 권장 노력도 돋보입니다. 친환경 자동차 전용주차구역, 전기차 충전설비, 자전거 보관소도 갖추고 있지요. 넷마블은 향후 이를 더욱 더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죠. 아울러 법으로 정한 것보다 넓은 조경, 공개공지, 생태면적의 조성까지 더해져 환경보전에 적극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타워 내 자전거 보관소 및 친환경 자동차 주차 구역
이 같은 스스로의 실천 외에도 넷마블은 게임 이용자 참여에 기반한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해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에도 적극적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4월 진행한 ‘에코 스마일’ 환경 기부 이벤트인데요. 참가자들이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에 탑재된 ‘제2의나라’ 필터로 사진을 찍고 이를 해시태그와 함께 게재하면 넷마블이 게시된 글 수에 따라 국제환경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습니다.
#사회(Social)
앞서 넷마블은 ESG란 개념이 각광받기 전부터 사회공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 사례가 2018년 출범한 '넷마블문화재단’이지요. 넷마블 ESG 보고서에선 이 넷마블문화재단의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ESG 경영 선언 이전인 지난 2018년 출범했습니다.
먼저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경험한 긍정적 변화에 대한 사연을 모집해 시상하는 제1회 ‘게임인라이프 공모전’을 지난 2020년에 개최해 게임의 다양한 가치에 대해 널리 알린 바 있습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제15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에서 게임업계 최초로 공로상을 수상, 장애인 복지 및 인식개선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은 바 있죠.
장애인 복지 및 인식개선 관련으로는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조인핸즈 네트워크’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조인핸즈 네트워크는 넷마블 사옥 내에 있는 ‘ㅋㅋ다방’을 운영하는데, 이곳에는 20여 명의 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직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고용하는데 힘쓴다는 방침이죠.
넷마블 ㅋㅋ다방
다음으로 주목할 부분은 정보보호 부문입니다. 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해짐에 따라 이를 방지하는 보안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죠. 이에 넷마블은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각종 활동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로는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온 ‘악성메일 대응 예방교육 및 훈련’을 들 수 있는데요. 악성메일에 의한 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처요령을 이론만이 아닌 실제상황에 준하는 훈련을 통해 체득하게 함으로써 정보유출 피해를 방지 또는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 정보보호 기술에 대한 투자와 강화, 적용 등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지요.
#지배구조(Governance)
ESG에 말하는 준법경영, 정도경영 역시 넷마블이 과거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입니다. 정관에 따라 독립성, 전문성, 다양성을 갖춘 5인의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 이사회와 경영진을 감시할 독립적이고 객관성을 갖춘 감사기구 등 여러 체계를 이미 완비한 상태지요. 또 앞으로는 이사회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물론, 이 같은 활동이 경영진, 이사회, 감사기구 구성원 등 상부조직에서만 이뤄진다면 불완전할 것입니다. 넷마블은 사내 구성원 전체가 공감하고 체득할 수 있도록 정도경영 교육을 실천, 그리고 확대하고 있습니다. 감사실 주관으로 신규 입사자 대상 정도경영 교육을 시행함과 동시에 연 1회 본사 및 자회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필수교육에 정도경영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지요. 아울러 2020년에는 팀장급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 이듬해에는 본부장/실장급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 실시 등 정도경영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업 전반에 '정도경영'을 정착 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선택 아닌 필수가 된 ESG, 그리고 넷마블
최근까지 게임산업은 ESG 경영과 크게 연관이 없어 보이는 부문으로 여겨졌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분적으로 ESG 개념에 합치하는 것들을 실천하고 체계화하기도 했지만 말이죠.
그러나 최근 3년 사이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게임사 역시 ESG 경영을 더이상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고, 그렇게 여러 게임사들이 차례로 ESG 경영의 기치를 올리게 됐지요. 이와 관련한 게임사들의 집단적 움직임에 대한 대표 사례로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슈퍼셀, 유비소프트 등 해외 주요 게임사가 참여한 환경보호 활동 협의체 ‘플레잉 포 더 플래닛 얼라이언스 (Playing for the Planet Alliance)’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여러 게임사들이 힘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에 반응해 규모가 큰 게임사들이 앞장서서 ESG 경영의 기치를 내걸었습니다. 넷마블도 선두에 선 대형 게임사이지요. 선두권에 선 주자인 만큼 스스로 길을 개척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무런 경험이 없는 ‘뉴비’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겠네요. 향후 성공적인 ESG 경영을 통해 자사의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후발주자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