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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전성기는 2000년대 중반경 막을 내렸죠. 다만, 하위 장르까지 아우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수십 명에 이르는 유저들이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고, 함께 힘을 길러 다른 그룹과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이는 MMORTS는 주류 장르가 됐으니까요.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그리고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말이죠.

MMORTS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MMORTS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의아하면서도 흥미가 돋는, 요컨대 ‘실험적’이라 이야기하고픈 작품입니다. MMORTS 장르에서 보기 드문 서브컬쳐 성분을 잔뜩 함유한 신생 IP 기반 신작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이하 에이지오브타이탄)’이죠. 지난 6월 29일, 얼리 액세스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브컬쳐맛 MMORTS’는 과연 어떤 맛일까요? 서로 접점이 많지 않아 보이는 두 분야 마니아들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 매력이 있을까요? 직접 플레이해본 ‘에이지오브타이탄’에 대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게임플레이 스크린샷

성장의 길라잡이,
메인스토리 챕터

넷마블에프앤씨는 ‘그랜드크로스’라는 이름을 내세운 다양한 웹툰 및 웹소설 작품을 전개 중입니다. 반면, 게임은 이번 ‘에이지오브타이탄’이 첫 번째 작품이지요. ‘현재와 미래, 이세계, 신화를 아우르는 여러 세계관 속 다양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신생 프랜차이즈의 선봉장이 MMORTS 장르라는 것은 다소 생소한데요. 대개 MMORTS는 서사에 큰 비중을 할애하지 않기 때문이죠. 다만, ‘에이지오브타이탄’은 이러한 틀에서 조금 벗어나 있습니다.

그랜드크로스 기반 웹툰 캐릭터들을 인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에이지오브타이탄’의 이야기는 게임 판타지 & 이세계 전생물입니다. 멸망 위기에 몰린 왕국의 공주 데스티나가 예로부터 내려져 온 전승에 따라 기도를 올리자 이에 응답하듯 하늘 위로 십자형 차원간 이동 게이트(그랜드크로스)가 열리고, 현실 세계로부터 게임 마니아 유진과 아이돌 연습생 미오가 소환되지요.

왼쪽이 미오, 오른쪽이 유진
 

갑작스런 이세계 전이에 당황해 하는 미오와 달리, 유진은 자신이 소환된 세계가 잘 아는 게임의 세계관과 동일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공략’해 나갑니다. 그러나 자신 역시 세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간과한 그의 공략은 점차 한계에 봉착하죠. 이때 유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계를 대하는 미오의 활약이 시작되고,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왕국을 부흥케 한다는 전개입니다.

‘에이지오브타이탄’의 웹툰 컷신
 

줄거리 자체는 오래 전부터 서브컬쳐 계열 문학,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유행하던 게임 판타지 & 이세계 전생물의 전형이라 할 수 있죠. 참신하진 않으나, 가볍게 즐기기 딱 알맞는 줄거리죠. 유진의 생각과 행동을 보며 손발이 오글거릴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에이지오브타이탄’ 스토리의 매력 포인트는 내용 자체가 아닌, 전달 방식에 있습니다. 캐릭터 일러스트 및 대화 스크립트 제시와 더불어 풀보이스 지원과 웹툰까지 더해져 이야기 전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이러한 메인스토리는 ‘챕터’ 클리어를 통해 진행됩니다. 게임 플레이 화면 좌측을 보면 스크롤 모양의 아이콘이 있는데, 이를 클릭하면 자신이 어떤 챕터를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죠. 다음 챕터로 넘어가려면 주어진 미션을 모두 완수해야 하는데요. 미션 내용은 자원 채집, 건물 업그레이드, 병력 증강 및 영웅 육성, 기술 연구, 영지 주변 몬스터 토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게임 진행에 있어 ‘이정표’ 역할을 하는 셈인데, MMORTS 장르가 익숙치 않은 게이머라도 미션을 따라간다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메인 퀘스트만 잘 따라가도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쑥쑥!

정리하자면 ‘챕터’는 한 편의 판타지 소설·웹툰(또는 라디오 드라마)을 감상하는 재미를 선사하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길잡이 역할까지 겸하는 셈이죠. 아울러 진행 중 보상으로 주어지는 각종 자원 역시 적잖이 푸짐합니다. 이는 ‘에이지오브타이탄’의 메인 콘텐츠인 월드에서의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기도 하죠.
 

영지 가꾸기!
 

‘챕터’ 클리어시마다 플레이어의 영지를 가리는 ‘구름’이 천천히 걷히게 되고, 이에 따라 활용 가능한 공간이 넓어지게 됩니다. 물론, 완전한 개척을 위해선 스테이지 또는 도전이라 명명된 AI와의 전투 콘텐츠를 클리어하거나, 방해 오브젝트를 전투력 수치 또는 특정 병종의 규모 등의 조건을 만족시킴으로써 제거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일부 장식용 구조물을 무료로 얻을 수도 있고, ‘고난의 탑’, ‘빙하의 탑’ 등 도전 콘텐츠이면서 장식 용도도 겸하는 오브젝트도 얻게 됩니다. 이를 활용해 영지를 꾸미다 자기 취향이다 싶으면, ‘꾸미기 상점’을 통해 각종 장식물을 구하고 본격적인 인테리어에 돌입하면 됩니다. 당연히 개인 취향의 영역!

안개를 걷어내고 건설공간을 확보한 다음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며 보세요!

빠르고 안전하게,
’연맹’과 함께 강해진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을 터득했다면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갖춘 셈입니다. 전쟁은 ‘연맹’ 단위로 이뤄지는데요. ‘에이지오브타이탄’이 나만의 속도로 즐길 수 있는 싱글플레이 게임이 아닌, 수많은 게이머와 협력 또는 갈등하는 MMO 게임인 만큼, 자신의 플레이 성향에 적합한 연맹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첫걸음이지요.

‘에이지오브타이탄’의 전쟁은 네모반듯한 월드맵의 외곽에서 출발해 관문, 감시탑, 제단, 타이탄 성소를 점령해 나가면서 중심부로 진출, 정중앙에 있는 왕성에서 최후의 결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얼리 액세스 약 2주째인 현재는 대부분의 연맹들이 아직 첫 관문만을 넘은 상태로, 타 연맹과의 직접적으로 마찰을 빚기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죠.

각 연맹들은 외곽지역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진출하면서 자연스레 충돌하게 됩니다

‘내실 다지기’란 말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안전’입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일텐데, MMORTS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부분은 바로 성장할 여유도 없이 다른 유저로부터의 공격받아 빈털터리가 되는 것입니다. 강대한 적대적 유저들에게 둘러싸여 ‘자원 셔틀’이 되는 경험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기 충분하죠. 그렇기에 연맹에 가입한 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연맹원들 옆으로 영지를 이전하는 것입니다.

연맹 가입 후 월드맵을 둘러보면 연맹원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영역을 형성한 셈인데요. 물리적 거리의 축소와 함께 전쟁의 열기가 고조되는 중후반 이후라면 모를까, 아무리 강대한 연맹이라도 초장부터 한참 멀리 떨어진 적의 소굴 한가운데로 공격을 감행하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고로 같은 연맹원들이 모여있는 장소로의 영지 이전으로 서로가 서로의 방패가 되는 협력 관계가 구축되지요. 참고로 유저가 직접 지정한 위치로 영지를 옮길 수 있는 ‘성 지정 이전’ 아이템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넉넉히 지급되기에 지나치게 아낄 필요도 없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연맹원들

영지 이전, 과감하게!
 

안전 말고도 영지 이전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중심부로 갈수록 필드 위에 있는 토벌 가능한 몬스터, 자원을 채집할 수 있는 포인트 등의 레벨이 상승하고, 보상 역시 한층 더 푸짐하죠. 지속적인 성장을 노린다면 연맹의 영역 확장 및 자신의 성장에 따른 영지 이전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연맹원 영지간 거리와 이동시간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연맹원에게 병력 지원을 할 일이 늘어나는데요. 중심부로 이동하는 다른 연맹원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병력 지원을 주고 받는데 있어 지나치게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시간 역시 오래 걸리죠.

다음은 ‘성장’입니다. 성장은 다양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는데, 건물 건설 및 업그레이드, 병력 증강, 기술 연구, 그리고 수집형 RPG 요소인 영웅 수집 및 육성 등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다른 유저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선 영지 내 건물을 신축하거나 업그레이드, 그리고 각종 기술 연구, 병력 증강시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청을 다른 유저가 수락하면 아주 약간이나마 소요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죠. 이러한 지원과 더불어 각종 가속 아이템을 적절히 활용하면 한층 더 효율적인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도움!!
 

월드맵에는 각종 몬스터, 그리고 자원 채집 포인트가 존재하는데요. 그 중 ‘몬스터 요새’는 연맹원들과의 협공으로만 공략 가능합니다. 그런만큼 일반 몬스터보다 강력하고, 보상 역시 한층 더 두둑하죠. 특히 전설 영웅까지 소환할 수 있는 ‘고급 소환’에 이용되는 ‘고급 기도문’, 전설 영웅 성급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전설 성급 조각’, 그리고 협공시 총 모집병력을 늘리는 작전 사령부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서약서’ 등은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재화입니다.

항상 부족한 재화들을 주는 몬스터 요새

연맹원간 거리가 지나치게 멀지만 않으면 10분이면 충분!

실시간 전략시뮬에서, 부대지정은 필수!
 

일반 몬스터들은 개개인이 병력을 파견해 토벌해야 합니다. 동시에 여러 부대를 파견할 수 있는데, 이들 모두의 목표가 같을 경우 따로 컨트롤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기능이 ‘부대 그룹’입니다.

우측 상단에 있는 출정 부대 목록 위를 보면 숫자 왼쪽으로 화살표 형태의 아이콘이 있습니다. 이를 클릭하면 출정 부대 팝업창이 뜨는데요. 각 부대 왼쪽으로는 해당 부대의 병종이 아이콘 형태로 표시되어 있죠. 해당 아이콘을 클릭하면 병종 아이콘 옆으로 1, 2, 3, 4, 5 숫자가 뜨고, 숫자를 누르면 병종 아이콘이 누른 숫자로 변경됩니다. 예컨대 출정 부대 3개일 경우 전부 1번으로 지정하면 1번 부대로 통합되어 하나의 부대처럼 조작할 수 있게 됩니다.

출정 부대 목록에서 각 부대별 병종 아이콘을 누르면 숫자가 나오죠

일종의 부대 지정 기능으로 편리한 컨트롤을 지원합니다
 

이 외에도 연맹 단위 기술 연구에 대한 지원, 연맹원의 활약 및 유료 상품 구매에 따라 연맹원 전체에게 주어지는 ‘연맹 선물’ 등 보다 많은 인원이 게임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즐겁고 쾌적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포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게임 플레이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MMORTS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함께하는 즐거움’을 단순 감상이 아닌, 피부로 느낄 수 있죠.

더 많은 이들에게
’함께하는 즐거움’ 전한다
 

‘에이지오브타이탄’은 MMORTS와 애니메이션풍 비주얼이 특징인 캐릭터 수집형 RPG의 결합이라는 실험부터 기존 MMORTS 마니아 이상의 유저 층을 포섭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게임 내적인 부분에서도 이러한 의도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수집 가능한 영웅 캐릭터의 매력적 비주얼은 물론, 앞서 언급한 스토리 및 이에 대한 연출,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친절한 게임 진행 방식 안내 및 긴밀한 유저간 상호작용 등을 꼽을 수 있죠.

캐릭터 일러스트는 기대 이상의 이상!

게이머들 사이에선 MMORTS와 서브컬쳐가 서로 안어울린다는 인식이 대세죠. 하지만 ‘에이지오브타이탄’을 직접 플레이해보고 나니 사라질 선입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속 연맹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영지를 가꾸고, 주변 지역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에이지오브타이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 ‘함께하는 즐거움’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