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임직원 필진 기고로 주관적인 견해가 담겨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루어낚시를 좋아하는 네츄럴 유철무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네츄럴의 즐거운 낚시 라이프’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캠낚 가족’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어릴 적부터 낚시를 해 왔기에 사실 제 인생에서 낚시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연년생 두 남매의 육아 과정을 거쳐 오며 낚시라는 취미는 서서히 제 삶에서 조금씩 그 영역이 좁아져야만 했습니다. 아빠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모든 분들이 그렇듯이 저 또한 가족이 먼저였으니까요.
저는 현재 루어용품 제조/유통사인 ‘B’사와 일본의 섬유화학기업인 ‘T’사로부터 낚시용품을 후원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필드 스텝’이라고 불리는 그런 직함을 가지고 있죠. 낚시를 전문적으로 하는 낚시인들을 대상으로 기업에서 제품을 후원해 주고 필드 스텝은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온·오프라인에서 직간접적으로 홍보를 합니다.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관계로 사실 낚시를 멀리할 수 없는 구실이 있는 것이죠.
그러나 역시 아빠는 아빠입니다. 주 중엔 일을 하고 가급적 주말엔 아내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나름의 애를 쓰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희 가족은 주말에 야외에서 낚시를 병행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었고 ‘캠낚’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캠낚
캠낚이라는 것은 캠핑과 낚시의 합성어로, 캠핑과 낚시를 함께 한다는 뜻입니다. 낚시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낚시를 배우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면 되고, 캠핑이라는 것은 작은 소형 텐트를 갖고 밤낚시를 하러 갈 때 가끔 써 봤던 게 전부인지라 저도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캠낚을 가려고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캠핑장에서 주말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구색은 갖추었는데 고작 렉타타프 하나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한참을 헤매게 되더군요. 이 당시에는 ‘게임처럼 튜토리얼 같은 것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결국엔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 그렇게 ‘시작이 반’이라고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캠핑장을 찾는 저희 가족을 발견하게 될 수 있었답니다. 또한 이미 캠핑을 즐기고 있던 친구들의 도움도 아주 컸습니다. 게임 튜토리얼에 나오는 NPC와 같이 저를 졸졸 따라다니며 하나둘 가르쳐 주었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캠핑과 낚시. 그런데 이게 이렇게까지 매력적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도심에서 벗어난 자연 속에서의 힐링. 아이들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데다(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집에서는 제가 항상 주의를 주거든요) 일단 캠핑장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 가족들을 설레게 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아내가 매우 좋아해서 저 또한 행복했습니다. 낮에 캠핑장에서 보는 초록의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으며 밤에는 참나무 장작을 피우며 모닥불을 쬐고 가족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어요. 캠핑장 밤하늘을 가득 매운 수많은 별들은 말과 글로 형용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주 아름다웠답니다.
아빠의 낚시 아카데미
토요일 오전, 집을 나서서 캠핑장 한 켠에 우리 가족만의 공간을 구축하고 텐트 안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다니..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습니까! 준비하는 과정도 즐겁고 고속도로와 지방도를 거쳐 캠핑장으로 오는 동안의 설렘도 기대 이상이더군요. 여기까지는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이튿날인 일요일에는 저의 취미인 낚시를 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에 사실 가족들이 지루해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배스루어낚시는 상당히 전투적이고, 필드 스텝으로서의 직함이 있기 때문에 어떤 어려운 상황이든 간에 대상어인 배스를 낚아내어 SNS에 포스팅을 올려야 하는 의무감(?)이 있었습니다. 작은 배스 몇 마리만으로는 글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좀 더 큰 배스를 낚아야 1박2일의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 테니깐요. 그렇다 보니 수풀을 헤치고 몸에는 온통 도깨비풀이나 가시덩굴이 휘감기더라도 저는 항상 그런 곳을 마다하지 않고 진입했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족들과는 그렇게 할 수 없죠. 적은 시간을 할애해서(가족들이 자칫 싫증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마릿수나 큰 배스를 낚아내야 하는 지혜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낚시도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선입견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아빠가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따라 했고 특히 루어 운용을 아주 잘 해내더군요. 주변에서 배스루어낚시를 하던 어른들보다 저희 아이들이 더 잘 잡아낸다면 믿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 그러했답니다. 요 녀석들이 저의 유전자 그대로 이어받은 게 확실하죠?!
낚시 또한 즐거워야 한다
어찌 되었건 시작된 캠낚입니다. 그것도 가족 캠낚이죠.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과 낚시. 아주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어쩌면 반강제로 가족에게 낚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오랜 생각을 통해 나온 결과는 낚시를 한 최소한의 시간으로, 캠핑은 최대한의 시간으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아내와 아이들이 잘 헤아려 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2017년에 시작했던 가족 캠낚은 몇 번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겨울이라 잠시 내년 봄까지 휴식기에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기분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 들었습니다. 낚싯대와 릴 등의 낚시용품을 제조하는 ‘바낙스’라는 국내 조구사의 2018년 탁상 달력 모델로 저희 아이들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답니다. 각 달마다 모델(팀)이 필요하여 총 12명을 선정하는 이벤트였는데 쟁쟁한 경쟁을 뚫고 꼬마 낚시꾼들이 모델로 선정되었다니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겠더군요.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 가족과 캠낚을 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송어낚시터에 가 볼 참입니다. 아이들에게 또한 즐거운 추억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죠. 즐거운 송어낚시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이어가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