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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츄럴의 즐거운 낚시 라이프] 충분히 전략적인 게임, 배스루어낚시 3편(上)

2018.01.09

※ 본 글은 임직원 필진 기고로 주관적인 견해가 담겨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네츄럴의 즐거운 낚시 라이프 3번째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배스루어낚시의 기초 지식을 설명드렸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좀 더 전문적인 단계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스루어낚시는 마치 게임처럼 배스를 공략하는 전략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어려운 환경에서 배스를 낚아냈을 때에 희열은 이루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큰 즐거움을 줍니다.

 

레져스포츠로서의 배스루어낚시

 

아메리카 남동부가 원산지라 알려져 있는 배스는 어느덧 대한민국에 정착한 어종이 되었습니다. 1973년에 국내로 유입된 배스는 그 이듬해 여름, 홍수로 인해 가평 조종천으로 뜻하지 않게 유포가 된 이후, 물속 먹이사슬 중 높은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특유의 빠른 번식력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어딜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어종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올해로 45년, 이제는 루어낚시 장비 하나만을 갖추게 되면 대한민국 어딜 가더라도 배스루어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스루어낚시’라는 장르가 레저 스포츠로서 확고한 위치에 설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셈이죠.
루어낚시가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오게 된 때는 바로 한국전쟁 때였습니다. 당시 미군을 비롯하여 외국 군대가 한국에 주둔하게 되면서 일부 군속이나 군인들이 낚시 장비를 들여와서 루어낚시를 하게 된 것이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베트남 파병 등으로 외화가 유입된 데다 미군부대 등지에서 흘러나온 낚시 장비들이 시장에서 암거래되며 루어낚시라는 것이 시나브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1세대 루어낚시인인 박현재 선생이 1960년대 초반에 루어낚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아마도 한국인에 의한 한국에서의 루어낚시의 시작은 1960년대 초반쯤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지금의 배스루어낚시는 외국에서 들여온 기법과 장비를 기반으로 우리 강계에서 외국의 물고기를 낚는 다소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겠네요.

 


▲ 지난 초여름, 석축 사이에 은신 중이던 배스를 낚아 올린 필자

 

1970년대에는 배스들이 이제 막 한국 강계로 퍼져나가는 시기였기 때문에 이때는 배스가 루어낚시 대상어로서 각광을 받지 못했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배스들은 전국의 강계로 퍼져나가며 조금씩 루어낚시인들에게 낚여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배스는 산란장을 만든 후에 알을 낳고 알자리를 보호하는 어종입니다. 이런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배스 개체 수의 증가는 결국 시간 문제였던 것이었죠. 더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배스가 살지 않는 강계나 저수지에 배스를 이식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배스들은 더욱 빠르게 대한민국 강계를 점령하게 된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민물고기가 외국산 민물고기의 먹이가 된, 아주 슬픈 역사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었네요. 그리고 다른 어종에 비해 빠르게 번식을 하는 배스로 인해 이제 한국 루어낚시계에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났습니다. 바로 배스루어낚시라는 장르가 급부상하게 된 것이죠. 다른 어종에 비해 다소 쉽게 낚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배스루어낚시는 충분히 각광받을 수 있는 장르가 아닐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배스를 견제할 수 있을만한 어종이 한국 강계에도 자생하고 있었으며(끄리, 가물치, 쏘가리, 메기) 그러한 어종이 아니더라도 배스들은 생태계 조절을 위해서 자신들의 새끼를 잡아먹는 등 나름의 생태계 조절은 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배스를 낚기 위한 채비, Lure에 대하여

 

물고기를 잡아 먹는 이른바 ‘어식어’에 해당되는 배스는 비닐봉지를 바늘에 묶어 던지거나 때로는 빈 바늘을 흔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공격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공격성이 강한 어종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격성이 강한 탓에 배스를 낚아 내기 위한 아주 다양한 루어(Lure: ‘인조의’, ‘가짜의’ 라는 뜻을 가진 가졌으며 물고기를 낚아내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쇠붙이, 나무,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모든 인조 미끼를 통칭)가 개발되었고 그 루어들은 전 세계적으로 2만 종이 넘게 제작되었으며 현재도 전 세계에서 앞다투어 개발 중에 있습니다.
 

각각의 루어는 그 고유의 움직임이 있고 그 고유의 움직임을 통해 물고기를 현혹시켜 공격을 유도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고유한 움직임을 제대로 구사해 내기 위해서는 그 루어를 사용하는 앵글러(배스루어낚시에서는 낚시꾼을 앵글러 Angler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이하 앵글러 표기)가 낚시 장비를 통해 적절한 액션을 루어로 보내주어야 합니다. 각 루어마다 운용하는 방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것에 맞게 사용해야 루어가 가진 100%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단 얘기이고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배스를 낚아낼 수 있는 것이죠. 루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데에는 나름의 학습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루어로 배스를 낚는 것이 가능한 데에는 배스가 상당히 공격적인 어종이기 때문에 자신의 활동 범위 내에서 어떠한 물체가 움직이고 있다면 공격을 가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 하나의 저크 베이트에 2마리가 동시에 훅셋된 상황. 배스는 이처럼 공격적인 어종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배스를 낚기 위한 루어 개발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명실공히 배스는 전 세계 루어개발사와 유통사를 먹여 살리는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배스를 낚기 위한 정말 많은 가지 수의 루어가 존재하죠. 루어낚시 대상어에 포함되는 어종 또한 셀 수 없지 많지만 배스만큼 다양한 전용 루어를 갖춘 어종은 없습니다. 거의 독보적인 위치를 갖고 있죠.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레저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번식력과 또한 공격적인 성향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가능했습니다.

 


▲ 배스를 낚기 위해 개발된 다양한 루어들

 

그리고 그 루어는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실제로 배스가 먹잇감으로 취하는, 수서곤충류나 물고기 위주의 루어만 개발되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배스는 자신이 보았거나 취해 보았던 먹이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대부분의 것들을 공격합니다.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것에 대한 밀어내기식의 공격이 아니라 먹이로서 취하기 위한 공격을 하죠. 병뚜껑에 바늘을 달아 물속에서 흔들어 주거나 아까도 설명드렸던 것처럼 빈 바늘을 그저 흔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배스의 공격을 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러한 사실 관계는 배스를 대상으로 하는 루어의 종류가 왜 이토록 다양하게 개발되었고, 왜 지금도 여러 개발사에서 개발하고 있는지 마치 대변해 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낚기 어려운 존재, 그 이름은 배스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배스가 생각 보다 똑똑한 지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공격하여 바늘에 훅셋되고(바늘에 걸려 대상어와 바늘이 체결되는 것을 훅셋이라 표현합니다) 물 밖으로 끌려 나갔다 온 배스들은 그 바늘 끝의 예리함을 기억하며 또한 자신이 공격했던 루어의 움직임과 형태, 체색(걸리거나 쌓여서 막힘)까지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죽음의 공포로부터 겨우 탈출한 배스는 그러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당분간 먹이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가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먼저 낚였던 배스는 한동안 낚시로 낚을 수 없다는 뜻이 돼죠.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넓디넓은 호수와 강계에 자생하는 배스들도 결국엔 모든 곳에 분포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은신할 수 있고 또한 먹잇감이 되는 수서곤충류와 작은 물고기들이 서식하는 곳 주변에 머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먹잇감이 되는 그러한 수서곤충류와 작은 물고기들도 결국엔 돌 밭이나 수초 주변에 자리를 잡게 되고 결국엔 배스들도 이런 조건을 갖춘 한정적인 곳에서만 활동 반경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물 속의 자연적인 지형 구조가 물 속 생물들의 활동 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물속 생태계의 지역적인 특색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드렸던 것과 조합해 보면, 한정된 포인트(대상어가 모여든다는 곳을 뜻하는 용어로서, 낚시에서는 물고기가 잘 낚이는 지점을 뜻함)에서 누군가 지속적으로 배스를 낚게 되면 한동안 배스를 낚기 어려워지게 되겠죠.

 


▲ 낮에는 도무지 반응이 없다가 어둠이 내린 후에야 연안에서 접근, 루어에 반응한 빅 배스

 

위의 사실로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 배스는 한번 낚여 올라왔던 곳에서는 다시 낚여 올라올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물속의 지형은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홍수와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바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배스가 낚이는 장소만 안다면 계속 낚아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과관계에 의해 배스들은 나날이 폭발적인 추세로 늘어가는 루어낚시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적어도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수도권 인근의 강계와 호수의 배스들은 엄청난 프레셔를 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누군가에게 잡혔던 배스는 한동안 먹이 활동을 멈추게 되고 또한 칩거를 끝내고 먹이 활동에 다시 나섰다 할지라도 전에 자신에게 죽음의 공포를 선사했던 루어를 선별하여 공격하지 않으니 배스들은 날이 갈수록 루어와 실제 먹이를 구분해 내는 능력이 증가하고 있고 배스를 낚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져만 가고 있습니다.

 


▲ 많은 앵글러의 압박으로 큰 루어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작은 루어를 운용하자 반응한 빅 배스

 

어떤 면에서 보자면, 배스루어낚시는 정말 어렵고 어렵습니다. 다른 어종에 비해 번식력과 공격성이 강하다는 점에서는 루어낚시 대상어로서 손색이 없지만 적지 않은 수의 앵글러가 배스를 대상어로 낚시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프레셔를 피해 수도권의 많은 앵글러들은 경상, 전라권의 비교적 한산한 필드를 찾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가 많은 관계로 수도권 인근 배스낚시터의 배스들은 많은 프레셔를 받고 있고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적은 남녘 권역의 필드에서는 배스를 보다 잡기 쉽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의 수도권 인구 과밀화 현상이 배스루어낚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충분히 전략적인 게임, 배스루어낚시

 

이쯤 되면 배스를 낚는 것이 이처럼 어려운데 배스루어낚시를 즐기는 인구는 왜 증가하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배스들이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긴 해도 결국엔 먹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생명체인지라 사람들은 이 점을 이용하여 예민한 상황에 처한 배스들을 낚아낼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 적용하기 시작했고 배스보다는 사람의 지능이 더 우수했는지 그런 예민한 상태의 배스들을 낚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데 어쩌면 내일 당장 또 다른 기법이 개발되어 공개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그것을 연구하고 개발한 누군가의 엄청난 노력이 있겠지요.

 


▲ 국내 조구업체 B사에서 개발한 베이트릴들

 

필자 또한 그러한 방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루어나 낚시 장비 개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입니다. 태풍이 부는 상황에서도 배스를 낚아냈고(태풍이 불 때에는 낚시를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은 호수에 구멍을 뚫고 채비를 내려서 배스를 낚아내기도 했죠. 혹은 아무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몇 시간 동안이나 루어로 두드리고 갔던 포인트에서 많은 배스를 낚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데에는 배스를 공략하는 전략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연구, 탐독하는 앵글러들에게는 어려운 환경에서 배스를 낚아냈을 때에 큰 희열을 얻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집니다.
그러면 예민해진 배스들을 어떻게 낚아낼 수 있는 것일까요? 예민해진 배스들을 낚는 방법은 다음 3편 (下)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네츄럴의 즐거운 낚시 라이프’ 지난 스토리 보기★ 
[네츄럴의 즐거운 낚시 라이프] 2편. 캠낚 가족의 즐거운 시간!
[네츄럴의 즐거운 낚시 라이프] 1편. 나의 취미는 루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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