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된 넷마블”. 지난 1월에 있었던 제5회 NTP에서 블록체인 사업 진출 출사표와 함께 등장한 슬로건입니다. 이 같은 언급이 의례적 표현이 아님은 NTP 전후로 발표된 넷마블의 블록체인 사업 관련 소식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4년전 제4회 NTP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던 것을 상기해본다면, 현재 넷마블의 거침없는 행보에는 신중한 준비과정이 선행됐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은 메타버스와 함께 2021년 게임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고, 많은 국내 게임사가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본격적인 사업 전개로 성과를 낸 곳도 있죠. 이러한 업계 분위기 속에서 넷마블의 특징을 찾는다면 ‘속도’와 ‘방향성’입니다.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제5회 NTP 전후 약 두 달간 회사 인수, 자체 코인 발행, 게임 라인업 등등 전격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안들을 공개했죠. 또 두 가지 노선으로 구분되는 사업전개 방식도 눈 여겨 볼만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움직임들을 토대로 넷마블이 그리는 블록체인 사업 전개도는 어떤 모습일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RACK 1.
검증된 생태계 위에 신작 올리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넷마블은 블록체인 사업을 두 가지 노선으로 나눠 전개하고 있죠. 이 두 노선의 키는 각각 넷마블과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잡습니다. 전자가 넷마블이 직접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게임을 축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넓혀가는 것이라면, 후자는 블록체인에 게임과 메타휴먼, 웹툰, 웹소설, 커머스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결합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에프앤씨에서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메타 휴먼, 리나
이 중 먼저 윤곽을 드러낸 것은 넷마블에프앤씨를 축으로 한 후자 노선입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제5회 NTP 개최 이전인 지난 1월 12일, 블록체인 기반 게임 전문기업 ‘아이텀게임즈’ 인수를 발표했죠. 아이텀게임즈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이하 BSC) 상에서 다년간 게임을 서비스해왔으며, 기존 모바일게임에 블록체인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텀 미들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데 있어 아이텀게임즈의 풍부한 노하우가 적극 활용되는 것이죠.

2월에는 앞서 언급한 BSC를 구축한 세계적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인프라 공급업체 ‘바이낸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죠. 이와 비슷한 시기에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보노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으며, 3월에는 아이텀게임즈와 보노테크놀로지스의 합병 소식을 전했습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두 회사의 전문성은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보다 긴밀한 협업을 도모해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 및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넷마블에프앤씨의 블록체인 사업 전개의 방향성을 보다 쉽게 풀어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년간 검증된 블록체인 생태계 위에 앞으로 나올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더하고, 이를 통해 한층 더 활성화된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다는 것이죠.

'골든 브로스' 타이틀 이미지
본 노선의 첫번째 주자라 할 수 있는 캐주얼 슈팅게임 ‘골든브로스’는 3월 중 앞서 해보기를 앞두고 바이낸스 NFT 마켓에서 2회차 걸친 프리 세일을 진행했는데요. 한정판 코스튬이 포함된 ‘미스터리 박스’가 출시 직후 매진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블록체인과 접목할 콘텐츠 중 하나로 언급된 ‘메타휴먼’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선보였죠.
작년 ‘가상 아이돌 그룹’ 제작 발표로 화제를 모은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첫 버츄얼 인플루언서 ‘리나’가 지난 1월 넷마블 신작 오버프라임 테스트 일정 공개 영상을 통해 깜짝 데뷔했었죠. 이어 제5회 NTP에서는 리나와 함께 ‘제나’와 ‘시우’ 등 2명의 메타휴먼을 추가로 선보였습니다.

'오버프라임' 테스트 홍보 쇼츠에서 모습을 드러낸 리나
TRACK 2.
슈퍼 IP로 꾸리는 블록체인 생태계
넷마블을 축으로 한 노선은 제5회 NTP 이후 한달여 만에 윤곽을 드러냈는데요. 넷마블에프앤씨와의 차이점은 새롭게 개발한 ‘자체 기축통화’를 바탕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입니다. 넷마블 자체 기축통화 MBX 코인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 MBX는 지난 2월 말에 처음 공개됐죠.

MBX 코인은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처음 개발하고, 올해 초 또다른 자회사 크러스트로 이관된 ‘클레이튼’ 메인넷을 기반으로 하죠. MBX 코인 외에도 위메이드의 위믹스 코인, 카카오의 보라코인 등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게임사들의 기축통화가 바로 이 클레이튼 메인넷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MBX 생태계 역시 첫 공개 이후 신속한 행보를 보이고 있죠. 지난 3일, A3: 스틸얼라이브 글로벌 버전에 신규 던전 ‘이네트리온’이 추가됐고, 이곳에서 유저들은 사냥을 통해 ‘이네트리온 광석’을 얻을 수 있는데요. 향후 추가 업데이트로 이 이네트리온 광석을 ‘이네트리움’이라는 게임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다시 MBX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A3: 스틸얼라이브 외에 생태계 합류가 예정된 게임을 살펴보면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등 기존에 이미 흥행을 거뒀거나, 흥행작의 속편입니다. 비교적 생소한 MBX 생태계에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강력한 IP를 활용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넷마블에프앤씨의 노선, 비교적 잘 알려진 블록체인 생태계 위에 다소 생소한 신작들을 출시하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라 할 수 있죠.
MBX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넷마블의 구상에는 유명 IP기반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이머가 게임을 즐기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으며, 게임을 만들고 제공하는 개발자, 퍼블리셔, 그리고 MBX 서비스 제공자 역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보상을 얻을 수 있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MBX 코인 활용 계획을 지난 7일 공개된 MBX 백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발행 예정인 MBX 코인은 총 10억개로 이들 중 75%는 생태계 및 커뮤니티 활성화에 사용 예정입니다. 이용자 스테이킹 보상과 더불어 서비스 개선, 기술 개발 등에 보상 등이 여기에 포함되지요.
가상자산의 가치 보존에 대한 계획도 백서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블록체인 서비스 중 발생한 수수료 중 50%는 소각한다는 내용이죠. 그리고 나머지 50%로는 별도 기금을 마련,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넷마블 블록체인 사업의 투 트랙 전략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넷마블이 다년간 쌓아 올린 우수한 자체 게임 개발력과 풍부한 퍼블리싱 경험, 그리고 다양한 가짓수의 콘텐츠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의도임을 읽을 수 있습니다. 혹은 충분한 역량을 바탕으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해보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죠.

넷마블의 핵심 무기 중 하나는 강력한 IP에 기반한 다양한 게임입니다. 다음 콘텐츠에는 이를 블록체인 사업에 어떻게 활용할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해당 글은 외부필진의 기고 칼럼으로 넷마블의 공식 발표 자료가 아님을 밝힙니다.
